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이민자타운에 살고 있는 Sophie Coleman이라고 합니다. 원래 한국 이름이 있지만, 제 이름을 말해도 아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제 이름과 흡사한 first name과 남편 이름과 흡사한 last name을 따서, 스타벅스나 잠바쥬스에서 점원들이 제 이름을 물어볼때 마다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제이름을 한국발음 그대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저를 Sophie라고 부르기도 하고, Sophia라고 부르기도 하고, Suki라고 부르기도 하며(참고로 저는 스키야끼를 좋아하지만 일본어이름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창씨개명이라는 역사적인 치욕을 겪고 한국인인 제가 일본어이름을 쓸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제 이름을 일본어로 읽으면 모토키가 됩니다. 남자이름이 됩니다.), 아무튼 아무도 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같은 한국인을 제외하곤.
각설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팀様
저는 이번에 약 2년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국에는 제가 사랑하고 만나고 싶은 모든 가족, 친척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교때 친구들이 대부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일부는 외국에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번기회에 부산에 가서 밀면도 먹고, 제주도에 가서 다금바리도 잡고 싶지만, 아쉽게도 저에겐 2주간의 시간 밖엔 없습니다. 2주가 지나면 저는 인천공항에서 시작하는 길고도 지루한 루트를 참아가며 산호세에 도착하여 바로 다시 직장에 나가야 하며, 만약 2주 후에도 한국에 있게된다면 저는 해직자 및 홈리스가 되어, 12시가 지나 마법이 풀린 신데렐라처럼 누더기 소녀가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에, 이번 크리스마스 특집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꼭 제 친구 J와 방청을 가고 싶습니다.
제 친구 J는 약 5년전 샌프란시스코에서 클라이언트 - 에이전트 관계로 연을 잊게 되었습니다. J는 나와 같은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런 관계였기 때문에 저와 동갑인 J씨와 저는 미팅을 핑계로 만나서 차를 마시거나 긴 런치를 먹는 등의 꼼수는 부렸고, 그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아마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에리어에 사는 한국여자로서 (겉으로 보이기엔 우아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늘, 언제나, 항상, 한국말에 굶주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세월이 많이 흘러 비즈니스가 끝난 지금 우리는 자주 연락을 하고 살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서로의 근황을 묻고, 또 가끔은 샌프란시스코를 그리워하며 또는 멀어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J는 지금 한국에 있습니다. J가 한국에 간지는 3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곧 만나러 갈것입니다. 그녀에게 유희열의 스케치북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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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nfiction인듯 fiction같은 방청권 응모사연
- 편지형식으로 주저리주저리 적어봄. 당첨되면 얼마나 좋을까!
- 레터형식은 창작의 고통이 더 크구나. J야, 니가 대충 고쳐서 응모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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