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이만 먹었지 언어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내나이 만으로 서른여섯.
샌프란시스코 베이에리아에서 일하다 보면
나보다 훨씬 어리고 젊고 자신감이 쩌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된다.
처음에는 완전 쫄았다.
그야 그럴것이 여전히 영어로 얘기할때는
상대에 따라서 무슨말을 하는지 모를때가 있다.
예를들면 영어 억양이 강한 외국인들과 얘기할때,
또는 억양이 강하지 않더라도 발음이 불분명한 미국인과 얘기할때,
또는 발음이 분명하여 100% 글자그대로 알아듣는다고 하더라도,
눈치가 없다고나 할까.
일본말로 空気を読む능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라는 한국속담이 있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말인지 어렸을때는 이해를 못했던 것 같다.
이제는 알것 같다.
같은 예스 라도 행간을 읽어야하는데
행간을 읽는 능력이 특히 외국어의 경우에는 떨어지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은 미국에 산지 벌써 오년째
영어도 자신감이 생겼지만
사실 자신감이 생긴것도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팩트만 전달하려고 노력했으나
미국애들이 서로 스몰토크를 하고 있으면
우선 내가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주제이기도 하고(야구나 미식축구 같은것)
또 미국 젊은이? 들의 문화를 모르니
끼어들기가 애매했다.
나는 이점을 가지고 스스로 자책을 많이했던 것 같다.
아, 나도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말을 완벽하게 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암튼 시간이 지나니 모든게 나아졌다.
이러한 상황이 사실 처음은 아니다.
일본에 유학을 갔을때도 마찬가지 였다.
사실 처음 일본에 유학을 갔을때 나의 일본어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학생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는 멘붕이 왔었다.
교수님이 한시간동안 얘기를 하고 있으면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모르다가도
20-30분지나면 그의 액센트에 적응이 되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발음이 지극히 나쁘다거나 ㅋㅋ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고 있으면
각자 다른 사투리와 억양을 가지고 일본어를 말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나는 불안했던 것 같다.
질문을 하고 싶은데, 토론에도 끼고 싶은데,
분명히 내가 잘 아는 주제를 얘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할말이 많은데,
도대체 끼어들 틈을 찾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1-2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졌다.
하지만 첫 1-2년 사이에 나는 샤이한 신상(辛さん)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이미지를 깨는데는 결국은 성공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지금 만약 일본에 다시 돌아간다면 꼭 고치고 싶은 이미지이기도 하다.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미국에서의 생활도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적응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원래부터 영어에는 자신이 없었고(아무리 남편이 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미국에 온 시점이 서른이 넘어서 였으니,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영어가 너무너무 싫었었는데,
이제는 좀 낫다.
이제는 잘 말하고 잘 듣고 잘 쓰고 잘 읽을 수 있다.
나도 성장을 하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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