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6일 목요일

시월드


시월드

내가 외국남자랑 결혼한 이유는 뭘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있다.
혹자는(주로 엄마와 언니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착한 남자만 사겨왔다고 하였고, 실제로 그것도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때,
한국남자인 친구들과 여러번 시월드에 대해서 언쟁을 벌인적이 있었다.
나는 시월드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내 머릿속의 시월드는 탤런트 반효정으로 대표되는 무서운 시어머니,
영화 올가미에 나오는 아들에 집착하는 크레이지한 시어머니
등등의 상(印象)이
아무래도 뚜렷하게 내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한때 나의 절친이었던 원경이는
나에게 더이상 시월드 얘기를 하지 않았으며(역시 현명한 아이였다)
또 많은 남자친구들(복수형이다 ㅋㅋ)과 싸우면서 학습한 후로는
시월드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자제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늘 이해할수 없었던 것은,
내가 시월드에 대해 컴플레인을 할때마다
‘우리 엄마는 안 그래’, ‘우리 엄마는 달라’
라는 반응을 여러번 들었었고,
그때마다 나는 ‘야! 니네 엄마 얘기가 아니잖아!!!”
라며 윽박을 지르곤 하였으니,
그 언쟁의 결과는 자명하였던 것이다.
(또 어떤 친구는 내가 외국인과 사귄다고 하니,
너같이 괜찮은 애가 한국인과 사겨야할텐데 라는 이상한 논리를 피력하였다)

암튼 그뒤로 나는 기회(?)만 되면
외국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에 전념하였던 것이다 ㅋㅋㅋ

일본인 남자친구도 있었고 현재 우리 마일스도 한때는 남자친구였으니까
그들과 사귀면서(동시에 사귀지는 않았으니 걱정마시오)
'와 참 편하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이유로는,
우선 담배피는 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이는 내가 담배피는 모습을 사랑해주기도 하였고,
우리남편은 시월드가 Sea World같다면서 우스개소리로 응대해주었다.
(참고로 나는 Killer Whale과 돌핀을 사랑한다)
물론 주로 내가 불평하였던 것이 한국의 시월드였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기도 했다.
또한 이후에 알게된 것이지만 일본과 미국에도 시월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시월드에 대한 공포가 나를 외국에서 살게하고, 외국인과 결혼하게 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참고로 우리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는 엄청나게 쿠~울한 분이셔서
나에게 전혀 압박을 주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내가 Advice를 원할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시는
자상한 분들이시다.

또한 같은 미국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더라도 시댁에 가려면 비행기를 다섯시간이상 타고가야 해서
나는 '음 시월드는 뭔가요? 먹는 건가요?'
라는 경지에 이르렀다고나 할까. 하하하

암튼 결론은 나는 지금이 좋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피해
외국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아닌 자책을 하고는 했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으니 대만족.

여러분, 이렇게 많은 남자친구들을 사귀는것이 이리도 중요합니다.
라고 결론아닌 결론을 내리면서 글을 마무리짓겠다. ㅎㅎ

댓글 2개:

  1. 굳이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욕지도 시월드는 나를 아주 편하게 해준다 (이젠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 아쉬울때도 있으니...) 암튼 가끔 나는 복이 많은거같단 생각이 들기도~ ^^ ㅋㅋ
    근데 내 경험상 아주 크레이지한 경우를 제외하고선 생각하기 나름인듯하다 이것도 하나의 편견에서오는 반응일수도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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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성인반열에 오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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