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1일 화요일

4학년 2학기 반장이 되었다 - 그 후 스토리



겨울방학을 하기 전 초겨울이었던 것 같다.
아직 많이 춥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게
체육복을 입고 반친구들과 운동장을 뛰었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아니면 추워서 선생님이 뛰게 시킨걸까?

아무튼 나는 운동장을 뛰면서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방학전 마지막 미술시간에
남자들만 조립식을 하고
여자들은 다시 부채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싸여 있었다.

아마도 지난 여름방학전 마지막 미술시간에
선생님이 특별히 조립식을 허락하셨는데
어차피 여자애들은 크리스탈 피아노를 만들꺼면
부채를 만드는게 낫지 않냐며
부채만들기를 시켰기 대문이다.

나는 조립식이 하고 싶었다.
물론 로봇조립식에는 관심이 없었다.
크리스탈에는 관심이 좀 있었다.
사실 크리스탈 피아노를 할까 크리스탈 첼로를 할까
고민중이었는데
선생님이 그런 비유를 드는 바람에 뜨끔하였다.

하지만 말이다.
조립식을 하고싶다는 내 마음이 뭐가 그렇게 나쁜가.
그게 크리스탈 피아노이면 어떤가.
로봇이나 피아노이나.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운동장을 뛰면서
불평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친구들이 공감을 해 주었다.
아마도 내가 반장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아니면 애들도 조립식을 하고싶었는지도 모르지


그래서 어쩌다 보니까 내가 앞에서 선생님에게
선생님 저희도 조립식을 하고 싶어요
라고 대표로 말하는 꼴이 되었다

근데 의외로 생각보다
선생님의 반응이 쿨했다.
“그래, 그러면 니네들도 조립식 해”

암튼 그래서 겨울방학 마지막 미술시간에
우리는 모두 조립식을 사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가 무슨 조립식을 샀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근데 친구가 크리스탈 피아노를 하고 있어서
아, 나도 크리스탈 피아노를 살껄 하고
잠깐 후회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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