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들통나던 순간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학교, 숙제, 학용품, 반친구 등등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던 나날이었다.
가끔 같이 숙제를 하던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얼굴이 길고 턱선이 뾰족하며 어깨까지 내려오는 파마머리를 하고 있었다. 숙제를 하다가 그 친구가 빨간색, 파란색, 검정색 볼펜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연필밖에 없었던 나는 몇번 빌려서 사용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함께 문구점에 같이 갔고 나는 친구가 가지고 있던 똑같은 삼색볼펜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너를 따라 나도 샀다고 말하기가 왠지 쑥쓰러운 나머지 필통 아래칸에 볼펜을 숨겨두고, 그 아이가 보지않을 때만 쓰곤 하였는데, 어느 날 같이 숙제를 하다가 그만 들통이 난 것이다. 당연히 ‘왜 니꺼 있으면서 내꺼 써?’ 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고, 나는 정말로 변명의 여지가 없어서 ‘어? 여기 이것이 들어있네..’하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 친구는 납득을 했었을까. 아님 어이가 없어서 대꾸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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